※ 예전에 쓴 글을 보완해 새롭게 정리했습니다.
만드라고라(Mandragora officinarum)와 맨드레이크(mandrake)는 종종 같은 식물로 언급되지만, 그 이름과 사용법은 시대와 문화에 따라 다르게 불리기도 했습니다. 두 단어는 기본적으로 동일한 식물인 Mandragora officinarum을 가리키지만, 만드라고라는 주로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 사용된 이름이고, 맨드레이크는 영어권을 비롯한 다른 문화권에서 널리 사용된 이름입니다. 이 글에서는 두 용어를 구분하지 않고 혼용하여 사용합니다.
만드라고라는 지중해 지역이 원산지인 식물로, 약 30cm 정도 자라며 줄기가 거의 없고, 크고 타원형의 잎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뿌리는 종종 인간의 형태를 닮은 모양으로 묘사됩니다. 고대 의사들은 다양한 식물과 약초의 의약적 특성을 연구하며, 만드라고라를 진통제와 마취제로 사용하기도 했습니다.

영국 런던의 웰컴박물관에 전시된 사람 형상의 맨드레이크 뿌리
고대와 중세시대 만드라고라 민속
고대와 중세 시대의 만드라고라 민속에 따르면, 만드라고라 뿌리를 뽑을 때 그 식물이 발산하는 비명 소리가 사람들에게 심각한 정신적 충격을 주어 사망에 이를 것이라고 믿었습니다. 이를 피하기 위해, 사람들은 뿌리를 안전하게 뽑기 위해 동물을 이용했다고 전해집니다. 실제로 이러한 의식이 행해졌는지는 알 수 없으나, 사람들은 만드라고라의 저주가 인간에게 닥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 귀를 막고 개를 만드라고라에 묶은 후, 개가 뿌리를 뽑아내게 하여 만드라고라의 저주가 개에게 향하게 한다는 믿음을 가졌습니다.
중세 건강 지침서 Tacuinum sanitatis에 묘사된 맨드레이크와 그것에 묶인 개
사람의 형상처럼 보이는 만드라고라의 뿌리는 고대와 중세 사람들에게 신비롭고 마법적인 상징으로 여겨졌습니다. 호문쿨루스(homunculus)는 중세와 근대 초기의 연금술사들(Alchemists) 사이에서 인간의 정수나 영혼이 작은 형태로 나타나는 개념을 의미했습니다. 이러한 믿음의 영향인지, 처형터에서 사람의 체액이 흘러나온 땅에서 만드라고라가 자란다는 믿음도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중세 시대에는 마녀들이 비행을 할 수 있는 묘약을 만들 때 만드라고라를 사용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고대와 중세시대의 약초학
나폴리 국립도서관에 보관된 디오스코리데스의 나폴리 원고에 기록된 수컷과 암컷 만드라고라.
만드라고라는 고대 이집트와 근동 지역에서 이미 사용되었으며, 성경에도 등장합니다. 성경에서는 창세기 30장 14절에서 “두다임”(Dudaim)이라는 이름으로 언급되기도 합니다. 일부 학자들은 두다임이 만드라고라를 의미한다고 해석하기도 했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의사 디오스코리데스는 그의 저서 『약물의 물리적 성질에 대한 책(De Materia Medica)』에서 만드라고라의 효능에 대해 기록을 남겼으며, 이를 진통제, 마취제, 수면제로 사용할 수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한, 로마 시대의 자연주의자이자 학자인 플리니우스는 『자연사(Naturalis Historia)』에서 만드라고라를 통증 완화와 신경 안정을 위한 약물로 사용했다고 기록했습니다. 이들은 모두 만드라고라가 고대와 중세 사람들에게 중요한 의약적 자원으로 여겨졌음을 보여줍니다.
현대 의학적 활용은?
맨드레이크는 알칼로이드 성분이 매우 풍부하여, 정신을 혼미하게 하거나 최면 상태에 이르게 만드는 특성을 가집니다. 주요 성분으로는 아트로핀, 히오스시아민, 스코폴라민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들은 부교감신경 차단 물질로 작용해 환각, 마취 등의 효과를 발휘합니다. 현대 사회에서는 더 안전한 약재가 존재하고, 중추 신경계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등 그 독성으로 만드라고라는 현재 사용되지 않습니다.